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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냉장고 수리공이 만든 충전기, 엔비디아가 반했다-나비타스 세미컨덕터(NVTS)

원리포트
2026-03-14

스마트폰 충전기가 주먹만 해진 이유


10년 전 스마트폰 충전기는 벽돌만 했다. 지금은 주먹 절반 크기로 줄었다. 충전 속도는 오히려 5배 빨라졌다. 마법이 아니다. '전력반도체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의 '밸브'다. 수도 밸브가 물의 흐름을 조절하듯, 전력반도체는 전기의 흐름을 조절한다. 220V 가정용 전기를 5V 스마트폰 전압으로 바꾸는 것도, 전기차 배터리의 직류를 모터용 교류로 바꾸는 것도 전력반도체가 한다. 우리 일상 곳곳에서 '전기 변환'이 일어나는 모든 순간, 전력반도체가 일하고 있다.


문제는 70년간 전력반도체의 재료였던 실리콘(Si)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폭발하고, 전기차가 도로를 뒤덮고, 태양광·풍력 발전소가 급증하면서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이고, 더 뜨거운 환경에서도 버티는 반도체가 필요해졌다. GaN(질화갈륨)과 SiC(탄화규소)가 그 대안으로 떠올랐다. 나비타스 세미컨덕터(NVTS)는 이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다.


왜 실리콘은 한계인가 — '밴드갭'의 비밀


반도체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있다. '밴드갭(Bandgap)'이다. 쉽게 말해, 전자를 움직이게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문턱 높이다. 밴드갭이 넓을수록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전자가 흘러넘치지 않고 제어된다.

실리콘의 밴드갭은 1.1eV. GaN은 3.4eV, SiC는 3.3eV로 실리콘의 3배다. 이것이 '광대역 밴드갭(Wide Bandgap, WBG)' 반도체로 불리는 이유다. 밴드갭이 넓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첫째, 더 높은 전압을 버틴다. 실리콘은 600V를 넘기면 불안정해진다. GaN과 SiC는 1200V 이상도 거뜬하다. 전기차·태양광 인버터처럼 고전압이 필수인 분야에서 빛난다.

둘째, 더 빨리 스위칭한다. 전력반도체의 핵심은 '켜고 끄기'다. 초당 수십만 번씩 전기를 껐다 켰다 하면서 전압과 주파수를 조절한다. 실리콘은 100kHz가 한계지만, GaN은 1MHz 이상도 가능하다. 10배 빠른 스위칭은 충전기 크기를 절반 이하로 줄인다.

셋째, 열 손실이 적다. 실리콘 전력반도체의 에너지 효율은 92~95% 수준이다. GaN은 98% 이상, SiC는 97% 이상을 달성한다. 2~5%포인트 차이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연간 수십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라. 단 1%의 효율 개선이 수천만달러의 전기료 절감으로 이어진다.


Si vs GaN vs SiC — 세 가지 재료의 결투


GaN과 SiC는 같은 '광대역 밴드갭' 반도체지만, 특성이 다르다. 쉽게 정리하면 이렇다.

구분

실리콘(Si)

질화갈륨(GaN)

탄화규소(SiC)

밴드갭

1.1eV

3.4eV

3.3eV

내전압

~600V

~650V(주력)

1200V 이상

스위칭 주파수

~100kHz

1MHz 이상

~500kHz

열전도율

1.5 W/cmK

1.3 W/cmK

5.0 W/cmK

효율

92~95%

98% 이상

97% 이상

주요 용도

가전·일반 산업

충전기·DC-DC 변환·AI DC

전기차 인버터·송배전

단가(Si 대비)

1배

2~3배

3~5배


GaN은 '고속 스위칭' 특화로 충전기·데이터센터에 강하고, SiC는 '고전압·고온' 특화로 전기차·송배전에 강하다. 둘은 경쟁자가 아니라 보완재다.


32조원 시장을 향해 — GaN+SiC 시장 전망


시장조사업체 SkyQuest에 따르면, 전 세계 GaN·SiC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5조2600억원(36.3억달러)에서 2033년 32조6000억원(224.8억달러)으로 성장한다. 연평균 성장률(CAGR) 25.6%다. 10년 뒤 시장이 6배로 커진다는 뜻이다.

Yole Intelligence는 SiC 시장이 2028년까지 약 12조9000억원(8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가 2018년 모델3에 SiC 인버터를 탑재한 이후, 전기차 시장이 SiC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테슬라 혼자서 연간 SiC 구매 규모가 약 1조4500억원(10억달러)에 달한다.

GaN 시장은 AI 데이터센터가 새 성장 엔진이다. 2024~2025년 인피니언의 GaN Systems 인수(12조300억원, 8.3억달러), 르네사스의 트랜스폼 인수(4915억원, 3.39억달러) 등 대형 M&A가 잇따랐다.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GaN 역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신호다.


경쟁 구도 — 공룡들 틈바구니 속 나비타스


전력반도체 시장은 대형 IDM(종합반도체기업)이 지배한다. SiC 시장 점유율 상위 5개사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36.5%), 인피니언(17.9%), 울프스피드(16.3%), 온세미(11.6%), 로옴(8.1%)으로 90% 이상을 차지한다.

GaN 시장은 인피니언이 2023년 GaN Systems를 인수하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나비타스는 GaN 시장에서 '퓨어플레이(pure-play)' 기업 중 가장 앞서 있다. 퓨어플레이란 GaN·SiC 전력반도체만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뜻한다. 대형 IDM들은 레거시 실리콘 사업도 함께 하지만, 나비타스는 오직 차세대 전력반도체에만 집중한다.

기업

티커

사업 모델

강점

약점

인피니언

IFX.DE

IDM

GaN Systems 인수로 1위

덩치 큰 만큼 느린 의사결정

울프스피드

WOLF

IDM

SiC 웨이퍼 내재화

2025년 파산보호 신청 후 회생

온세미

ON

IDM

전기차 OEM 다수 확보

실리콘 비중 여전히 높음

나비타스

NVTS

팹리스

GaN+SiC 양쪽 보유 유일 퓨어플레이

매출 규모 작음, 적자 지속

EPC

비상장

팹리스

라이다·위성용 GaN

소비자 시장 침투율 낮음


나비타스의 차별점은 'GaNFast™'와 'GeneSiC™'를 모두 보유한 유일한 퓨어플레이 기업이라는 점이다. 2022년 제네식(GeneSiC)을 인수하며 SiC 역량까지 갖췄다. GaN의 고속 스위칭과 SiC의 고전압 내구성을 한 회사에서 조합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800V DC 아키텍처에는 GaN과 SiC가 동시에 필요하다. 나비타스의 '원스톱 솔루션'이 빛을 발하는 지점이다.


엔비디아가 찜한 이유 — 800V AI 데이터센터


2025년 5월 21일,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용 800V HVDC(고전압직류) 전력 아키텍처 파트너로 나비타스를 선정했다. 14개 협력사 중 GaN과 SiC를 모두 보유한 퓨어플레이는 나비타스가 유일했다.

왜 800V인가? AI 서버의 전력 소비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A100 서버랙 한 대의 전력 소비는 10kW였다. H100은 40kW, B200은 120kW, 2027년 출시 예정인 Rubin Ultra는 무려 480kW에 달한다. 불과 4~5년 만에 서버랙 한 대의 전력 소비가 48배 늘어난 셈이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48V DC를 썼다. 하지만 전력이 커지면 전류도 커지고, 전선이 굵어지고, 열이 폭발한다. 800V로 전압을 올리면 같은 전력을 16분의 1의 전류로 보낼 수 있다. 전선도 가늘어지고, 열 손실도 줄어든다. 문제는 800V를 다룰 수 있는 전력반도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존 실리콘으로는 불가능하다. GaN과 SiC가 필수가 된 배경이다.

나비타스는 2026년 2월, 800V→50V DC-DC 변환용 10kW 올-GaN 플랫폼을 공개했다. 피크 효율 98.5%, 풀로드 효율 98.1%, 전력밀도 2.1kW/in³를 달성했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제품은 3월 22~26일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열리는 APEC 2026에서 정식 데뷔한다.

세대

GPU

랙당 전력

비고

2020년

A100

10kW

기준점

2023년

H100

40kW

+4배

2025년

B200

120kW

+12배

2027년(E)

Rubin Ultra

480kW

+48배, 800V 필수

(자료: 엔비디아, 업계 추정)


피벗의 고통 — 매출 급감 뒤 반등 기대

나비타스의 최근 실적은 '전환의 고통'을 보여준다. FY2024(2024년) 매출은 1208억원(8330만달러)이었으나, FY2025(2025년)에는 666억원(4590만달러)으로 45% 감소했다. 저가 스마트폰 충전기 시장에서 철수하고, 고마진 AI 데이터센터·전기차 시장으로 피벗한 결과다.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쪼그라들었지만, 장기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데이터센터용 전력반도체는 충전기 칩보다 단가가 10배 이상 높고, 마진도 두툼하다. 나비타스는 2027년부터 AI 데이터센터 매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나비타스의 2027년 매출을 약 956억원(6600만달러), 2028년 매출을 약 1885억원(1.3억달러)으로 전망한다. 2028년이면 지금의 3배 수준이다. 그때까지 버틸 현금도 충분하다. 2025년 두 차례 유상증자로 약 2900억원(2억달러)을 조달해 현금성자산이 약 3600억원(2.5억달러)에 달한다. 부채는 거의 없다.


밸류에이션 — 비싸지만, 싸지 않은 이유


나비타스의 PSR(주가매출비율)은 약 41배다. 같은 전력반도체 업체인 울프스피드(2.6배), 온세미(3.8배)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비싸 보인다. 하지만 나비타스는 '성장주'의 문법으로 봐야 한다.


첫째, 매출이 '바닥'을 찍었다. 2025년 4분기 매출 약 101억원(700만달러)이 저점이다. 여기서 3~4배 성장하면 PSR은 자연스럽게 10배 이하로 떨어진다.

둘째, 엔비디아 협력이 검증됐다. '800V AI 데이터센터'라는 메가 트렌드에 올라탄 것이 확인됐다. 이 시장은 2030년까지 연 1조4500억달러(약 2경1025조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전망도 있다.

셋째, 디자인윈이 쌓였다. 나비타스의 누적 디자인윈(고객 설계 채택 확정분)은 6500억원(4.5억달러) 이상이다. 디자인윈은 통상 2~3년 후 매출로 전환된다. 지금 밸류에이션이 높은 것은 2~3년 후의 매출을 미리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 — 공룡들의 역습, 흑자 전환 시기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① 대형 IDM의 역습: 인피니언이 GaN Systems를 인수하며 GaN 시장 1위에 올랐다. ST마이크로, 온세미, 로옴 등 공룡 기업들도 GaN·SiC 투자를 늘리고 있다. 나비타스가 기술적으로 앞서 있지만, 자금력과 고객 네트워크에서는 공룡들에게 밀린다.

② 흑자 전환 시기 불확실: 나비타스는 창업 이래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FY2025 순손실은 약 1700억원(1.17억달러)이다. 회사 측은 2027년부터 AI 데이터센터 매출이 본격화하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③ 800V 데이터센터 전환 속도: 엔비디아가 800V 아키텍처를 2027년 Rubin Ultra부터 본격 도입할 계획이지만,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인프라 전환이 지연될 수 있다. 신규 데이터센터는 800V로 짓더라도, 기존 시설 업그레이드에는 시간이 걸린다.

④ 모건스탠리 비관론: 모건스탠리는 나비타스에 'Underweight'(비중축소) 의견과 목표가 6380원(4.4달러)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주가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제프리스는 목표가 1조305억원(9달러)을 제시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극명하게 갈린다.

K-Link — 한국 투자자가 주목할 관련주


나비타스의 성장은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GaN·SiC 관련 국내 기업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종목

티커

분야

연결고리

두산

000150

SiC 웨이퍼

2025년 SK실트론 인수 확정, SiC 웨이퍼 시장 진출

DB하이텍

000990

GaN 파운드리

8인치 GaN 파운드리 라인 구축

RFHIC

218410

GaN 소자

5G 기지국·방산 레이더용 GaN 선도 개발

티씨케이

064760

SiC 부품

SiC 포커스링, TEL·AMAT·램리서치 공급

파워넷

196300

GaN 유통

Wise Integration GaN 전력반도체 국내 우선 공급권

에이프로

060900

GaN 양산

저전압 GaN 전력반도체 개발·양산(자회사 에이프로세미콘)

광전자

017900

GaN 소재

GaN 화합물반도체 에피웨이퍼 국내 유일 국산화

특히 두산의 SK실트론 인수는 주목할 만하다. SK실트론은 글로벌 4위권 SiC 웨이퍼 업체로, 두산이 이 사업을 인수하면서 한국도 SiC 공급망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나비타스의 성장이 곧 SiC 웨이퍼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두산·티씨케이 등 국내 기업에 수혜가 돌아갈 수 있다.


투자 포인트 — 전력반도체 혁명의 최전선


호재: ①GaN+SiC 양쪽 보유 유일 퓨어플레이 ②엔비디아 800V HVDC 공식 파트너 ③10kW DC-DC 98.5% 효율 업계 최고 ④디자인윈 6500억원+ 누적 ⑤현금 3600억원, 무부채

리스크: ①PSR 41배 고밸류 ②연간 흑자 전환 미달성 ③대형 IDM 역습 가능성 ④모건스탠리 비관론(TP 6380원)

나비타스는 '실리콘 70년 천하'를 무너뜨리는 전력반도체 혁명의 최전선에 있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800V 고효율 전력 변환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엔비디아라는 거인의 선택을 받았다. 다만 밸류에이션이 이미 상당 부분 미래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 흑자 전환까지 1~2년의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전력반도체 혁명'에 베팅하고 싶다면, 나비타스는 가장 직접적인 선택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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